• 티스토리 이미지에 "불법촬영물 검토중"이 뜨고 안 풀립니다

    2026. 7. 25.

    by. 910F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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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  오늘 글을 하나 쓰고 이미지를 올렸는데, 이미지 자리에 사진 대신 이런 문구가 떴습니다.

     

    "전기통신사업법 및 시행령에 따라 불법촬영물등 여부를 검토중입니다. 잠시 후 새로고침 해보세요."

     

    새로고침을 해봤습니다. 그대로였습니다. 조금 기다렸다가 다시 해봤습니다. 그대로였습니다. 문제는 이게 제 관리 화면에서만 보이는 게 아니라, 발행된 글을 읽으러 온 사람에게도 그대로 보인다는 겁니다.

     

    이 메시지가 뜨는 이유

     

    법적 근거는 전기통신사업법 제22조의5와 같은 법 시행령 제30조의6입니다. 2019년 n번방 사건 이후 만들어진 조항으로, 일정 규모 이상의 사업자에게 불법촬영물 유통을 막는 기술적, 관리적 조치를 의무화한 내용입니다.

     

    이 의무는 원래 동영상에만 적용됐습니다. 그런데 이미지 비교, 식별 국가기술이 2025년 12월 개발 완료되면서 2026년 7월 1일부터 정지영상, 그러니까 이미지까지 확대 적용됐습니다. 사진 한 장을 올려도 서버가 자동으로 검사를 돌린다는 뜻입니다.

     

    작동 방식은 AI가 사진 내용을 들여다보고 판단하는 게 아닙니다. 심의기관이 불법촬영물로 심의, 의결한 이미지들의 특징값, 이른바 디지털 지문을 데이터베이스에 쌓아두고 새로 올라온 이미지의 특징값과 대조하는 구조입니다. 당국이 "사전검열이 아니다"라고 해명한 근거도 이 부분입니다. 사람이 열람하거나 심사하는 게 아니라 이미 불법으로 확정된 정보의 재유포를 막는 기술적 조치라는 겁니다.

     

    티스토리도 이미 공지를 올렸습니다

     

    찾아보니 티스토리가 6월 25일자로 공지를 올려뒀더군요. 관리 화면 상단에 배너로도 걸려 있는데, 저는 이번에 이미지가 안 뜨고 나서야 눌러봤습니다.

     

    공지 내용은 이렇습니다. 티스토리 운영사는 사전조치의무사업자라서 전기통신사업법 제22조의5와 시행령 제30조의6에 따른 기술적, 관리적 조치를 시행 중이고, 그 대상이 동영상에서 이미지 파일까지 확대된다는 겁니다. 새로운 의무가 생긴 게 아니라 이미 있던 조치의 적용 범위가 넓어진 것이라는 설명도 붙어 있습니다.

     

    공지가 밝힌 적용 조치는 다섯 가지입니다.

     

    · 불법촬영물등의 신고 기능 마련 및 삭제 요청 처리

    · 식별 및 검색제한 조치

    · 식별 및 게재제한 조치

    · 유통에 대한 사전 경고 조치

    · 기술적 조치에 대한 로그기록 보관

     

    시행일은 2026년 7월 1일, 이미지에 대한 식별과 게재제한은 12월 31일까지 6개월간 계도기간이며 일정은 변경될 수 있다고 적혀 있습니다.

     

    참고로 적용 대상 사업자는 웹하드 같은 특수유형부가통신사업자와, 전년도 매출액 10억 원 이상이거나 일일 평균 이용자 수 10만 명 이상인 부가통신사업자입니다. 구글, 메타, 네이버, 카카오 등 약 80개사가 들어갑니다.

     

    다만 그 공지 댓글에도 "좀 더 자세한 안내가 있었으면 좋겠다", "어떤 내용이 걸리는지 설명이 필요하다"는 반응이 여러 건 달려 있습니다. 저도 같은 생각입니다. 제도 자체를 알리는 공지는 있는데, 내 이미지가 검토 상태에 걸렸을 때 뭘 해야 하는지는 그 공지에 없습니다.

     

    진짜 문제는 안 풀린다는 것

     

    검사에 몇 초 걸리는 건 아무래도 좋습니다. 문제는 그 상태에서 끝나지 않는 경우입니다.

     

    찾아보니 저만 겪는 일이 아니었습니다. 애플 고객센터 통화 화면을 캡처한 스크린샷을 올렸다가 같은 문구를 만난 분도 있었고, 그분 역시 글을 다 쓰고 나서도 이미지가 돌아오지 않았습니다. 더 놀란 건 이 메시지 자체는 2022년에도 보고된 적이 있다는 점입니다. 이번 이미지 확대로 처음 생긴 현상이 아니라, 원래 있던 구조가 이미지까지 넓어지면서 눈에 훨씬 자주 띄게 된 겁니다.

     

    동영상 단계에서 이미 알려진 오탐지 사례들도 있습니다. 가족과 찍은 수영복 사진, 만화 팬아트, 심지어 선형대수 문제지까지 걸렸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. 특징값이 우연히 비슷하게 계산되면 내용과 상관없이 걸릴 수 있는 구조니까요.

     

    목적에는 동의합니다

     

    여기서 오해 없이 짚고 싶은 게 있습니다. 저는 이 제도의 목적 자체를 반대하지 않습니다.

     

    불법촬영물 피해는 원본 한 번으로 끝나지 않습니다. 캡처되고, 잘리고, 편집돼서 몇 년씩 다시 돌아다닙니다. 피해자 입장에서 진짜 고통은 그 재유포입니다. 그렇다면 재유포를 기계적으로 막아보자는 발상 자체는 이해가 갑니다. 신고가 들어온 뒤 지우는 사후 조치만으로는 이미 퍼진 걸 되돌릴 수 없으니까요.

     

    기술의 한계도 알고는 있어야 합니다. 크롭하거나 해상도를 바꾸면 특징값이 달라져서 걸러지지 않습니다. 그래서 이 방식은 원본 그대로 재유포되는 경우에 주로 효과가 있습니다. 완벽하지 않다는 게 하지 말아야 할 이유가 되지는 않지만, 만능도 아니라는 건 분명합니다.

     

    그런데 무한히 노출되는 건 별개 문제입니다

     

    제가 걸리는 건 제도가 아니라 처리 방식입니다.

     

    검토가 끝나지 않았으면 그건 시스템 사정입니다. 그런데 그 사정이 왜 독자 화면에 법 조항 문구로 무기한 남아 있어야 할까요. 이 문구를 처음 본 사람은 "이 블로그 주인이 뭔가 문제 있는 사진을 올렸나" 하고 읽기 쉽습니다. 실제로는 통화 화면 캡처이거나 제가 직접 만든 썸네일인데도 말입니다.

     

    정리하면 아쉬운 지점은 세 가지입니다.

     

    · 시간 제한이 없습니다. 몇 분이든 며칠이든 같은 문구가 계속 노출됩니다. 일정 시간이 지나면 회색 자리표시자나 "표시할 수 없는 이미지" 정도로 바뀌는 게 낫다고 봅니다.

    · 문구가 오해를 부릅니다. 검사가 진행 중이라는 뜻인데, 읽는 사람에게는 뭔가 걸렸다는 뜻으로 전달됩니다. 글쓴이가 해명할 방법도 없습니다.

    · 이의제기 경로가 잘 안 보입니다. 공지에 마련돼 있는 건 불법촬영물을 발견했을 때 신고하는 창구입니다. 반대 방향, 그러니까 내 정상 이미지가 잘못 걸렸으니 풀어달라는 경로는 안내가 없습니다.

     

    마무리

     

    제도는 제도대로 가되, 그 부작용을 이용자가 혼자 떠안지 않게 해주면 좋겠습니다. 검토 상태 문구에 시간 제한을 두는 것, 오탐지 시 이의제기 버튼을 바로 옆에 붙여주는 것. 이 정도는 법을 고치지 않아도 플랫폼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.

     

    일단 저는 원본 이미지를 따로 보관해 두는 습관부터 들이기로 했습니다. 언제 다시 저 문구를 만날지 모르니까요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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